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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청년을 가두는 악순환의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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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안상담센터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68회   작성일Date 26-05-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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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당 이미지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한국심리학신문=조찬희(byliner_cho@naver.com)] 취업난과 관계 단절 그리고 반복되는 실패 경험을 겪으며 스스로를 방 안에 가두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5년 3월 11일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의 ‘집에만 있는 청년(고립·은둔)’의 비율은 5.2%이다. 2024년 기준 54만 7,863명이 고립·은둔 청년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고립·은둔 청년 특성상 실태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년 고립·은둔 현상은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적응 실패의 문제로 해석되곤 한다. 그러나 청년 고립·은둔은 개인의 심리적 취약성이나 책임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 

     

    심리학은 고립을 단순 선택의 결과가 아닌 회피가 강화되고 무력감이 누적되는 과정의 일부로 본다. 불안을 피하고자 하는 후퇴가 반복되면, 사회와의 거리는 더욱 벌어지고 다시 도전할 힘마저 약해지는 것이다. 결국 고립과 은둔은 심리적 악순환의 산출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악순환의 출발점에는 회피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대처 기제(coping mechanism) 중 하나인 회피 대처(avoidance coping)로 설명한다. 회피 대처는 스트레스의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다루는 것 자체를 회피하는 심리적 행동을 말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는 크게 접근적 대처와 회피적 대처로 나눌 수 있는데, 접근적 대처는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다루며 문제 상황을 풀어가는 것을 말한다. 반면 회피 대처는 스트레스를 직접 다루기보다는 외면하는 방식으로 문제 상황을 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문제 상황을 마주한 당장의 상황에서는 접근적 대처보다 회피적 대처가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에 즉각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단기적인 심리 안정감이 개인으로 하여금 회피에 의존하고, 반복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피는 문제 해결 기회를 줄이고 사회적 관계를 축소시킬 뿐 아니라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 불안을 줄이기 위한 대처가 오히려 더 큰 불안 그리고 고립을 낳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피 대처가 반복된다면 회피는 무력감으로 고착될 수 있다.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란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Martin E. P. Seligman)의 이론으로 통제 불가능한 부정적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나는 해도 안 된다.’라는 비관주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좌절과 회피가 반복되면 그들은 점차 새로운 시도 자체를 부담으로 인식할 수 있다. 구직 활동이나 사회적 접촉 같은 행동들이 실패 가능성이 큰 위협으로 해석되며, 학습된 무기력에 의해 도전보다는 포기를 선택하게 된다. 좌절과 회피, 도전 포기의 반복은 단순히 행동의 일시정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 복귀하려는 동기와 자신감마저 약화시킨다.

     

    결국 실패 경험은 회피를 낳고, 회피는 무력감을 고착화하며, 무력감은 자기효능감을 저하시키며 더욱 깊은 고립에 빠지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악순환의 고리를 개인 심리 문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청년 고립·은둔 현상은 개인의 회피와 무력감에서 비롯되어, 사회 구조 속에서 강화된다. 다시 말해서 심리적 취약성 만으로 고립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취약성에 사회 구조적 압박이 더해져 악순환의 고리가 강화된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 세대가 마주하는 경쟁 압박과 비교 문화는 고립·은둔을 부추기는 환경으로 지적된다. 중·고등학교부터 취업 시장까지 반복되는 경쟁과 또래와 자신을 비교하는 사회 분위기, 실패를 단순히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치부하는 시선이 좌절 경험을 회피라는 잘못된 방식의 대처를 선택하게 한다. 

     

     

    그렇다면 이제 사회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지에 집중해야 한다. 

     

    우선 고립·은둔 청년의 즉각적인 사회 복귀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부담을 키우고 악순환의 고리를 강화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초기에는 짧은 외출과 간단한 대인 접촉부터 시작해 사회와의 점진적인 연결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기효능감을 회복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작은 과업의 수행 경험을 통해 그들이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다시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자기효능감의 회복은 다시 사회에 도전할 용기를 부여하는 것과 같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경제인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고립·은둔화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5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국가 차원의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화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2026년 현재 다양한 지자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립 청년 지원 사업을 통해 맞춤형 상담과 사회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청년 고립 문제를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닌 국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과제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꿈을 향해


    초등학교 시절, 우리는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장래 희망을 발표하곤 했다. 누군가는 교사, 누군가는 대통령, 누군가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분야는 달라도 모두 어른이 된 자신의 빛나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었다. 

     

    고립·은둔 청년도 처음부터 세상을 등지고 방 안에 숨고 싶던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반복되는 좌절과 회피 그리고 무력감이 어릴 적 장래 희망과의 거리를 벌려 놓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왜 사회로 나오지 않냐고,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닌, 그들이 다시 자신만의 꿈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다정한 손길일지도 모른다.

     

    끊어야 할 것은 청년을 고립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이며, 이어야 할 것은 청년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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